보물 제115 호로 지정된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은 화강암 석벽에 부처의 몸을 새기고 그 위에 머리를 따로 만들어 얹은 마애석불입상으로, 전체 높이 12미터에 머리 높이만도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석불상입니다.
긴 눈과 오똑한 코, 미소를 띠고 있는 두터운 입술 등 얼굴의 강한 윤곽이나 발아래 커다란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11세기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지역을 ‘제비원’이라고 하는데요.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졌다가 조선시대에 폐사된 연미사의 옛터이자 조선시대에 제비원이라는 여관이 있던 자리로, 오늘날에는 1934년에 새롭게 세운 사찰인 연미사와 현재는 솔씨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성주신앙의 본향
제비원은 성주신앙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속신앙에서 성주신은 집을 지켜주는 신으로 예부터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할 때 집안의 평안과 번영을 위해 성주신에게 굿을 올렸는데요.
굿을 할 때 무당이 성주신을 기리며 부르던 노래가 민가에 퍼져 지역마다 ‘성주풀이’라는 민요로 전해오고 있는데 각 지역의 성주풀이 민요 가사를 보면 한결같이 안동 제비원이 성주신의 고향이라는 대목이 나온답니다.
이에 따라 성주신앙의 성지인 제비원에 세워진 석불상을 미륵의 현신으로 여겨 ‘제비원 미륵불’로 부르기도 합니다.